중국 MZ 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하는 '역겨운 출근복장'을 AI를 통해 재현한 모습.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중국 MZ 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하는 '역겨운 출근복장'을 AI를 통해 재현한 모습.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월드경제=안성빈 기자] 중국의 'MZ 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역겨운 출근복장(gross outfit)'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나 입을 것 같은 패딩이나 잠옷, 캐릭터 의상, 슬리퍼 등을 입은 채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인민일보 등 미국과 중국 매체들은 보도를 통해 "괴상한 출근복장이 중국 젊은 세대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색깔의 패딩,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스웨터, 얼굴 전체를 감싸는 모자, 양털 원피스, 판다 머리가 달린 슬리퍼, 캐릭터 잠옷... 누가 더 괴상하고 특이하지만 편한 복장을 입고 등장하는지 경쟁이라도 붙은 듯한 모양새다.

외신들은 이같은 유행을 팍팍해진 삶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분노 표출, 이른바 '탕핑' 문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탕핑'이란 중국 젊은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삶만 영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문화를 중국 공산당의 폭정에 소극적으로 대항하는 운동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괴상한 출근복장의 시작이 된 한 여성의 틱톡 영상 ⓒ 틱톡 캡쳐
괴상한 출근복장의 시작이 된 한 여성의 틱톡 영상 ⓒ 틱톡 캡쳐

이 같은 유행은 지난달 중국의 SNS '틱톡'에서 한 여성 이용자가 "편안한 복장으로 출근했더니 상사가 자신에게 '너무 역겹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글과 함께 '인증 동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73만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고 공유 수도 140만회를 넘었다. 이후 '역겨운 작업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괴상한 출근복장을 자랑하듯 인증하는 것이 유행으로 번졌다. 상대적으로 복장 제약이 컸던 여성 직장인의 참여 비율이 더 높다.

뉴욕타임즈는 베이징의 심리학자 샤오 쉐핑(Xiao Xueping)을 인용해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포용적인 환경에서 자랐고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옷만 그렇게 입을 뿐, 일은 제대로 하기 때문에 '책임 있는 형태의 항의'"라고 해석했다.

인민일보도 중국 젊은이들의 이같은 유행을 '일종의 자기 비하'라고 분석했다.